경제

경상수지 24개월 연속 흑자…우리 경제, 진짜 좋아지는 걸까?

소하모 2025. 6. 11. 08:45



언뜻 보면 반가운 소식이다.
경상수지가 2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숫자만 보면 마치 “대한민국 경제, 무적 모드 돌입!”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흑자가 정말로 경제 회복을 의미할까?



1. 경상수지란 무엇인가?

먼저 정리하자.
**경상수지(Current Account Balance)**란
한 나라가 상품, 서비스, 본원소득, 이전소득을 주고받은 총합이다.

쉽게 말해,
• 우리가 수출해서 번 돈
• 해외에서 이자나 배당으로 받은 돈
• 외국에 송금하거나, 받는 돈까지
이 모든 흐름을 계산한 값이다.

흑자라는 건 벌어들인 외화가 나간 외화보다 많다는 뜻이다.



2. 흑자? 그런데 양은 줄었다

2025년 4월,
경상수지 흑자는 57억 달러.
들어보면 대단해 보이지만, 3월에는 91억 달러였다는 사실.
불과 한 달 사이에 34억 달러 줄었다.

이유는 본원소득수지에서
외국인에게 지급한 배당금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이 한국에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본국으로 송금하면서
흑자 규모가 줄어든 것.

→ 경상수지 흑자 = 무조건 경제 호조는 아님



3. 수출이 늘어서 흑자? 아니다, ‘불황형 흑자’ 가능성

여기서 핵심 용어 등장.
불황형 흑자(Recessionary Surplus)

이건 무슨 뜻이냐면,
• 수출이 늘어나서가 아니라
• 수입이 줄어서 생긴 흑자라는 얘기다.

수입이 줄었다는 건
•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줄이고
•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즉, 경제의 디플레이션적 압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



4. 그래도 상품수지는 건재

다행히도,
**상품수지(Goods Balance)**는 여전히 튼튼하다.
4월 기준 약 89.9억 달러 흑자.

효자 품목은
• 반도체(+16.9%)
• 의약품(+22.3%)
• 무선통신기기(+6.3%)

이처럼 일부 경쟁력 있는 수출 산업이 전체 수지를 떠받치고 있다.
다만 이 역시 산업 편중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



5.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는 여전히 약점

서비스수지(Service Balance)
여기선 여전히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운송 부문, 즉 해상 운임 감소로 인해 수익이 줄었다.

**본원소득수지(Primary Income Balance)**는
앞서 언급한 배당금과 이자 지급 등으로 인해 흑자폭 축소 요인이 됐다.

즉, 경상수지의 구성 중
진짜로 안정적인 건 상품수지뿐이라는 얘기다.



6. 미국의 통상 압박, 변수로 부상 중

최근 한미 통상갈등 조짐이 다시 보인다.
미국은 한국에게 무역 불균형 해소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 철강
• 배터리
• 자동차 부품 등

관세나 수입 제한 조치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이는 향후 수출 주도형 회복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7. 환율과의 관계는 복잡하다

흔히
“경상수지 흑자 → 원화 강세 → 환율 하락”
을 떠올리지만, 최근엔 통하지 않는다.

2025년 6월 기준,
USD/KRW 환율 1,480원 돌파
= 경상흑자와는 반대의 흐름이다.

이는
• 글로벌 자본이 여전히 달러 선호
• 한국의 금리 정책
•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겹친 결과

결국 경상흑자 ≠ 원화 강세 공식은 옛말



결론: 경상수지 흑자, ‘무조건 좋은 뉴스’는 아니다
• 흑자는 맞다.
• 하지만 흑자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
• ‘불황형 흑자’인지, ‘수출 주도형 흑자’인지
• 수입 둔화에 의한 착시인지
• 외국계 자본 유출 구조인지

이제는 숫자 하나로 안심할 수 없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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