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25년 추가경정예산 발표, 한국경제 회복 신호일까 위기 대응일까?

소하모 2025. 6. 15. 14:16

2025년 한국 경제는 분명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고물가, 저성장, 수출 둔화, 그리고 민생 불안까지. 이 가운데 정부가 꺼낸 카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입니다. 문제는 이 추경이 단순한 경기부양인지, 아니면 보다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것인지 헷갈린다는 점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기본적으로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필요한 곳에는 확장적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과연 이 전략이 실효성이 있을까요?


1. 왜 지금 추경인가?

정부는 "예상보다 낮은 세수, 물가 상승에 따른 민생 비용 증가"를 이유로 2025년 6월 기준 약 15조 원 규모의 추경을 예고했습니다. 그 중 상당 부분은 다음과 같은 분야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 저소득층 생계 지원 및 에너지 바우처 확대
  • 청년·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
  • 중소기업·소상공인 운영 자금 지원
  • 지역 균형 인프라 사업 조기 집행

사실상 확장적 재정 투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정부는 이마저도 "불가피한 선별 지원"이라 강조합니다. 이는 긴축재정 원칙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곳에만 예외를 두겠다는 입장입니다.


2. 긴축 vs 확장, 정부의 속내는?

이재명 정부는 취임 이후 전반적으로 긴축 기조를 유지해왔습니다.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이고, 국가채무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했죠. 실제로 상반기에는 공공기관 구조조정, 재정 효율화 방안이 꾸준히 발표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물가입니다. 생활물가는 여전히 4%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제 유가와 곡물가까지 불안한 상황입니다. 국민 체감경기는 계속 악화되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재정까지 마른다면 내수는 사실상 '얼어붙는' 상황이 되겠죠.

그래서 등장한 카드가 선별적 확장 재정입니다. 한쪽에선 조이고, 다른 쪽에선 푸는 이 방식은 정치적으로는 절묘할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균형을 맞추기 매우 어렵습니다.


3. 이 정책의 실효성은 있을까?

추경이 효과를 내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합니다:

  1. 속도 – 돈이 빠르게 집행되어야 한다
  2. 정확도 – 필요한 곳에 제대로 전달돼야 한다
  3. 지속성 – 일회성이 아니라 연계 정책이 있어야 한다

현재 정부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챙기겠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의 정치적 논쟁, 집행의 비효율, 지자체 간 온도차 등 현실 장벽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 바우처 확대는 좋은 정책이지만, 실질적 체감효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중소기업 지원 역시 집행 속도와 행정 간소화가 관건입니다.


4. 시장과 국민의 반응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이번 추경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 부양 효과보다, 국채 발행 확대에 따른 금리 상승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재정 건전성 유지 여부에 민감하기 때문에, 추경 편성이 신용등급이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국민 여론은 좀 더 복잡합니다. 일부에서는 "드디어 정부가 민생을 챙긴다"는 반가움이 있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또 선거용 현금 살포 아니냐"는 냉소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이 추경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 개혁과 연계된 정책의 일부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5. 우리는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까?

개인 투자자나 직장인, 자영업자 입장에서 중요한 건 단순한 예산 규모가 아닙니다. 그 예산이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어떤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입니다.

  • 소비 관련 업종: 저소득층 지원 확대는 내수소비 회복 가능성
  • 에너지·공공 인프라 관련 주식: 정부 재정 투입으로 수혜 가능
  • 중소기업·창업 지원: 관련 금융상품 및 정책 자금 활용

또한, 이번 추경의 방향성은 향후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를 읽는 중요한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2026년에도 유사한 기조가 반복된다면, 재정 주도 경기 부양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집니다.


마무리하며: 추경, 잘 쓰면 약…못 쓰면 독

추가경정예산은 언제나 논쟁적인 카드입니다. 지금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더욱 그렇죠. 하지만 중요한 건, 단순한 '확장 vs 긴축'의 프레임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타이밍, 그리고 실행력입니다.

정부가 말하는 '선별적 재정 확대'가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짜 민생과 구조 개혁을 위한 것이길 기대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속에서 변화를 읽고, 대비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