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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왜 명품은 불황에도 잘 팔릴까

by 소하모 2025. 6. 6.


소비 양극화의 비밀, 지금 시대의 자화상

요즘 백화점 명품관 풍경, 본 적 있나요?
경기는 얼었다는데 내부는 붐비고 인기 제품은 품절.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죠.

실제로 2025년 1분기, 한국 GDP는 마이너스 0.2%.
명백한 역성장이지만, 같은 시기 주요 명품 브랜드의 매출은 오히려 상승했어요.
어떻게 된 걸까요?
단순히 “부자들은 괜찮으니까”로 넘기기엔 너무 복잡하고, 지금 우리 시대의 소비 구조가 이 안에 다 들어 있어요.

경제가 어려워지면 모든 소비가 줄어들 것 같죠.
하지만 실제로는 다릅니다.
소비는 양극단으로 나뉘어요.
줄이는 사람은 더 줄이고, 쓰는 사람은 더 확실하게 써요.

최근엔 명품이 단지 ‘돈 있는 사람의 사치품’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에 자기확신을 보여주는 소비’가 되고 있어요.
줄이고 줄이더라도, 단 하나만큼은 포기하지 않는 소비.
이게 지금 시대의 키워드입니다.

특히 2030세대는 이런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작고 단단한 사치.
브랜드는 자기표현이자 자기보상의 수단이 됐어요.
명품 가방 하나에 담긴 건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나를 증명하는 태도’에 가깝습니다.

이른바 ‘가심비 소비’, ‘나를 위한 투자’라는 말이 이 흐름과 맞닿아 있어요.
단순히 비싼 게 아니라,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오래 쓰고, 언제든 되팔 수 있고, 가격이 오르기도 하는 제품이니까요.
이쯤 되면 명품은 소비재가 아니라 자산으로 간주되죠.

실제로 많은 브랜드들이 매년 정기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면서도 수요는 줄지 않아요.
이유는 명확해요.
명품이 인플레이션을 이기는 자산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죠.
비싼 건 맞지만, 안정적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어요.
명품은 예적금보다 오히려 안전한 투자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중고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사고 나면 다시 팔 수 있다는 확신이 구매를 밀어줘요.
더 이상 소비는 끝이 아니라 흐름 속의 한 과정이 된 거죠.
명품을 사고, 쓰고, 다시 파는 사이클이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한편, 이런 현상은 또 다른 감정도 자극합니다.
“나는 월급도 그대로인데, 명품은 또 올랐더라.”
이 말에는 단순한 부러움이나 박탈감보다
‘나는 이 흐름에서 소외된 건 아닐까’ 하는 묘한 거리감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이걸 단순히 ‘부자들의 이야기’라고 넘기면
정작 중요한 흐름을 놓치게 됩니다.
소비의 양극화는 단지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브랜드 전략, 마케팅 방식, 심리적 위안까지 다 엮여 있어요.

최근엔 유통업계도 이런 소비 흐름에 맞춰 전략을 바꾸고 있어요.
이마트는 초저가 브랜드 ‘노브랜드’와 프리미엄 브랜드 ‘피코크’로 양분 전략을 쓰고,
백화점은 명품관 확장에 집중하면서 중저가 브랜드는 축소하는 분위기예요.
가성비도, 프리미엄도 살아남지만
‘그 사이 어정쩡한 제품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어요.

그럼 지금 우리는 어떻게 소비해야 할까요?
소비를 줄이는 게 답일까요, 아니면 무조건 따라가야 할까요?

중요한 건 소비의 방향성이에요.
지금 내가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지,
그 소비가 나에게 어떤 감정을 남기는지,
나를 위한 선택인지, 단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인지.

불황일수록 우리는 위축되기 쉬워요.
하지만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나만의 확신이 있는 소비가 필요해요.
명품을 사든, 커피 한 잔을 사든,
그게 단단한 나를 만들 수 있는 선택이라면 충분히 의미 있어요.

결국 명품이 잘 팔리는 시대,
이건 단지 누가 돈이 많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뚜렷한 소비 기준을 갖고 있는가의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내 소비는 어떤 방향을 가리키고 있을까요.
그 답을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만으로도
불황을 이기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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