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로또가 팔리는 진짜 이유: 돈이 아니라 심리였다

소하모 2025. 6. 5. 10:47


당첨보다 중요한 건 ‘왜 사는가’

매주 토요일 저녁,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장면을 본다.
TV 속 회전하는 숫자들, 숨죽이고 기다리는 이들.
당첨 확률 0.00001%.
하지만 로또 판매점 앞은 늘 북적이고, 당첨금은 매번 수십억이다.

왜일까?
사람들은 로또를 ‘사고 싶어서’ 사는 걸까?
아니면 ‘살 수밖에 없어서’ 사는 걸까?



1. 기대효용이론(Expected Utility Theory): 숫자보다 만족감

경제학자들은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은 순수한 기대 수익이 아니라,
**기대되는 만족감(효용)**을 기준으로 결정을 내린다고.

로또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인생 역전이라는 시나리오를 1,000원에 살 수 있다.
수익은 ‘0’이지만, 기분은 플러스다.
로또는 ‘경제적 상품’이 아니라, 정서적 상품이다.

“합리적 소비가 아니라, 감정적 해소다.”



2. 소득 불평등과 상대적 박탈감

이제 조금 더 냉정하게 들여다보자.
빈곤층일수록 로또를 더 많이 산다.
이건 수치로도 입증된 현실이다.

왜일까?

소득 불평등이 심할수록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계층을 ‘점프’할 수 있다는 희망에 집착한다.
주식, 부동산?
그건 정보와 자본이 있는 사람들의 게임이다.

로또는 마지막 희망이고,
현실에서 유일하게 모두에게 평등한 꿈이다.



3. 확률 무시 편향(Probability Neglect): 희박해도 무시

여기서 등장하는 또 하나의 심리 개념.
확률 무시 편향.

사람은 매우 낮은 확률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확률’처럼 무시한다.
즉,
“0.00001%?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될지도 몰라”
라고 착각한다.

이건 뇌의 본능이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생존 편향이다.



4. 즉각적 만족과 도파민(Dopamine)

로또를 사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주일 동안
우리 뇌는 ‘도파민’을 분비한다.

도파민은 ‘보상 예측’에 작용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로,
기대 자체만으로도 쾌감을 유도한다.

즉, 로또는 당첨이 아니어도 이미 행복 호르몬을 준다.
그래서 또 사고, 또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5. 로또는 구조적 문제의 결과다

로또가 유독 잘 팔리는 시대가 있다.
• 청년 실업률이 높고
• 자산 격차가 커지며
• 중산층이 줄어들 때

이건 단순한 도박 심리가 아니다.
경제 시스템에 대한 무언의 항의이자, 마지막 탈출구다.

로또는 꿈이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의 지표다.



6. 누가, 어떻게, 왜 사는가?

흥미로운 통계.
로또 구매자의 70% 이상이 월 소득 300만 원 이하이며,
이 중 많은 수가 ‘전 재산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투자한다.

그들에게 로또는 사치가 아니다.
**미래를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다.

이쯤 되면 로또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불평등 사회의 거울이다.



7. 나는 로또를 사지 않는다: 그 이유

개인적으로 나는 로또를 사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희망의 숫자’보다
‘희망의 방향’을 믿기 때문이다.

로또는 방향이 아니라 기회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기회조차 사야 하는 사회가 됐다.

그건 정말 슬픈 현실이다.



결론: 로또의 본질은 확률이 아니라 심리다

로또는 수학이 아니라 심리학의 영역이다.
로또를 사는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라,
현실을 벗어날 수 있다는 감정적 위로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로또를 살지 말지는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건,
왜 사는지를 알고 사는 것이다.

“한 장이라도 사야 당첨된다”는 말보다,
“왜 한 장을 사고 있는가”를 묻는 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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